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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식객도 인정한‘끓여 만든 `소금

恒心 2011. 10. 18. 10:20

[시사인] 식객도 인정한 ‘끓여 만든 '소금 2011.09.21 
 
태안 자염은 전통 방식을 재현해 끓여 만든 소금이다.

아미노산과 칼슘이 다른 소금보다 풍부하다. 자염을 만드는 ‘소금 굽는 사람들’은 자연의 순리를 따라 적정량만 생산한다.

 

농민 시인, 수목원장, 교사, 공무원 등 각기 직업이 다른 태안 사람 여섯 명이 모였다. 1997~1998년 어름이었다. 시·그림·연극 등 문화 예술에 관심을 가졌던 이들은 태안 지역의 잊힌 생활문화를 찾아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무엇이 좋을까. 누군가 태안 자염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자염(煮鹽). ‘끓여 만든 소금’이란 뜻이다.

충남 태안은 예부터 소금 생산지로 유명했다. 그런데 식민지 시절에 자염이 점차 사라지더니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그 맥이 끊겼다. 자염은 ‘노인들의 기억에만 있는’ 소금이 되었다. 이때부터 6인의 ‘자염 공부’가 시작됐다.

1년에 20t 생산, 인터넷으로 직거래


태안의 노인들을 찾아다녔다. 오래전 일이어서 생산 방식을 두고 기억이 엇갈리기도 했다. 태안 자염을 만들 수 있는 갯벌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바닷물이 빠진 뒤 일주일 이상 물이 들어오지 않는 갯벌이 필요했다(소금기를 머금은 갯벌 흙을 바람에 말린 뒤 바닷물을 부어 농도가 짙은 함수를 만들고, 이 물을 끓여 자염을 생산한다). 간척사업 탓에, 과거에 자염을 만들었던 갯벌은 이미 육지가 되어 있었다. 가까스로 갯벌(태안군 근흥면 낭금갯벌)을 발견했고, 2001년 5월 전통 방식으로 ‘태안 자염’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시사IN 조우혜
태안 자염을 생산하는 영농조합법인 ‘소금 굽는 사람들’. 맨 왼쪽이 정낙추 이사.



이후 태안 자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복원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다른 소금에 비해 아미노산과 칼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염을 살 수 있겠느냐는 문의가 쏟아졌다. 민속학 연구자로부터도 연락이 이어졌다. 지난해 제작된 영화 <식객:김치전쟁>에서 배우 김정은이 ‘최고의 소금’을 얻기 위해 찾은 곳이 바로 ‘태안 자염 갯벌’일 정도로 유명해졌다. ‘복원’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일이 소기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각자 생업이 있어서 주저했지만 당시 한 충북대 교수의 조언이 결정타였다. “여러분이 안 하면, 서울에서 누군가 내려와 이름만 자염이라 붙이고 전통 방식과는 다르게 할 수도 있어요. 그러면 태안의 생활문화를 복원하겠다는 의미가 사라지는 것 아닌가요?”

결국 복원에 참여했던 ‘6총사’는 2002년 영농조합법인 ‘소금 굽는 사람들(saltpeople.com)’을 설립했다. 누구는 농사를 지으면서, 누구는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함께 소기업을 만들어갔다. 물론 사업은 쉽지 않았다. 정낙추 이사(59)는 “처음에는 우리들 인건비를 빼고서 원가 계산을 할 정도로 사업에 어두웠다. 도와주었던 지인이 ‘품삯도 안 치냐’며 껄껄 웃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소금 굽는 사람들’은 태안 자염으로 큰돈 벌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기업이 뛰어들려고 하기도 했고, 예상 밖으로 소금을 찾는 전화가 많이 와서 ‘혹하는 마음’도 생겼지만 자연의 순리를 따르기로 했다. 정낙추 이사는 “자염은 생산 과정상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 자연과 어긋나면 안 되고 욕심 부려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자염은 대략 20t.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판매한다.


   
ⓒ시사IN 조우혜

 

 

 

 

 

출처 : 흰할매
글쓴이 : 흰할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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