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강

[스크랩] 슬슬 병들어가는 작지만 위대한 콩팥

恒心 2011. 10. 18. 21:58

[뉴시스] 슬슬 병들어가는 작지만 위대한 콩팥 2008년 03월 11일

 

두 개의 콩팥 무게가 300g 정도밖에 안 돼서 그럴까. 콩팥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이 드물다. 그 사이 5개 대도시 성인의 13.8%가 만성 콩팥병 환자가 되었다. 콩팥과 콩팥병의 실체를 숫자로 알아본다.

   
  허리뼈 뒤쪽 좌우에 위치하고 있는 콩팥은 강낭콩 모양으로 어린이 주먹만 하다.  
 
인체의 콩팥(신장)은 아기 주먹만 한 장기로 허리뼈 좌우에 있는 두 개를 다 합쳐도 무게가 300g 남짓이다. 크기가 작아서일까. 콩팥을 무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심지어 하나쯤 망가져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사람까지 있다. 하나가 제 기능을 못해도 남은 콩팥이 그 구실을 다 해내리라 믿기 때문이다(실제 콩팥 두 개는 하루에 혈액을 약 200ℓ 거르는데, 그 중 하나가 사라지면 남은 콩팥이 크기가 커지면서 그 일을 대신한다). 그래서 몸이 붓거나 단백뇨가 나오는 식으로 콩팥병이 의심되어도 병원에 가는 사람이 드물다.

그 결과는 당혹스럽다. 다른 나라에 비해 콩팥병 환자가 많은 것이다. 대한신장학회가 3월13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도시 거주 성인의 13.8%가 신부전증 같은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다. 대한신장학회가 발표한 자료 가운데 건강에 도움이 될 만한 주요 내용을 숫자로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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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1분 동안 콩팥에 1ℓ의 혈액을 전달한다. 신장은 혈액이 들어오면 둥근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사구체(모세혈관)로 그것을 걸러낸다. 그리고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설한다.
콩팥이 하는 일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단백질이 대사되면서 생성된 질소·인·황을 배출하고, 몸에 필요한 당과 아미노산 등을 흡수한다. 인체의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막중한 구실도 한다. 인체의 60%를 차지하는 수분에는 나트륨·칼륨 같은 물질이 녹아 있다. 인체는 이들 물질이 균형 있게 유지되어야 건강하다. 그런데 몸에 나트륨 등이 늘어나면 건강이 나빠진다. 이때 콩팥은 수분을 더 흡수해서 체액의 삼투압을 정상으로 바로잡는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몸이 붓는 것도 콩팥이 삼투압을 유지하려고 수분을 더 흡수한 탓이다. 혈압을 조절하고, 적혈구 생성을 돕고,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일도 콩팥의 주요 기능이다. 

2.8
놀라지 마시라. 2.8은 만성 콩팥병 환자 가운데 병원에 오기 전에 자신의 병을 인식한 환자 비율이다. 무려 97.2%의 환자가 콩팥이 병드는 줄도 모르고 희희낙락한 셈이다. 그나마 2.8%도 대부분 고혈압이나 당뇨병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운 좋게’ 발견했다.

2005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전국 39개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남녀 32만9581명을 조사한 결과는 더욱 놀랍다. 그 가운데 무려 7.7%가 만성 콩팥병 환자로 확인되었다. 그러니까 2만5000여 명이 콩팥이 병드는 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둔한 것은 아니다. 선진국의 콩팥병 환자도 겨우 10% 정도만이 자기 콩팥병을 미리 감지한다니 말이다.

3
콩팥은 기능이 50% 이상 망가져야 이상 징후를 나타낸다. 만성 콩팥병은 크게 5단계로 나뉘는데, 1~2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하지만 3기를 넘어서면 혈뇨·단백뇨 따위 위험 신호가 나타난다. 또 몸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혈압이 올라가고, 빈혈이 생기고, 뼈가 약해지고, 영양 상태가 불량해지고, 신경이 손상되는 식으로 상태가 심각해진다. 사구체 여과율도 1~2기의 60~90% 이상에서 30~59%로 뚝 떨어진다. 5기가 되면 사구체 여과율이 15% 미만으로 더 떨어지는데, 이쯤 되면 혈액 투석이나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아야 생명 연장이 가능하다. 물론 이 모든 일은 냉장고 안의 음식이 변질하듯 서서히 진행된다.

9
대한신장학회는 만성 콩팥병을 의심할 만한 증상으로 9가지를 꼽는데 다음과 같다. ①혈압이 올라간다 ②눈 주위나 손발이 붓는다 ③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다 ④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자주 본다 ⑤소변량이 줄어들거나 소변 보기가 힘들어진다 ⑥쉽게 피로하다 ⑦몸 전체가 건조하며 가렵다 ⑧입맛이 없고 몸무게가 줄어든다 ⑨붉은 소변 또는 탁한 소변을 본다. 김교순 교수(건국대병원·신장내과)는 “이 중 한 가지만 해당해도 콩팥병을 의심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콩팥의 사구체 여과율이 15% 미만으로 떨어지면 주기적으로 혈액 투석(위)을 받아야 한다.
 
 

16
만성 콩팥병의 주요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말기 신부전 환자의 약 16%가 고혈압 탓에 신장이 손상되었으며, 약 40%는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길’에 접어들었다. 때문에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35세 이상 성인은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정기적으로 소변 검사 등을 받아야 안전하다.

17.4
1986년에 우리나라 말기 신부전 환자는 겨우 2534명이었다. 그러나 2006년에는 무려 4만6730명으로 늘었다. 21년 동안 17.4배나 증가한 것이다. 인구 100만명당 환자 수도 1986년 61.7명에서 2006년 941.7명으로 늘어났다. 신장 이식 대기자도 부쩍 늘어 2000년 3120명에서 2006년 6724명이 되었다. 

콩팥병 예고하는 ‘9가지 증세’

18.6
대도시에서 콩팥 건강이 제일 안 좋은 지역은 어디일까. 울산이다! 최근 대한신장학회가 조사한 결과, 성인 18.6%가 만성 콩팥병 환자로 확인되었다. 대구(16.4%)·부산(16%)·서울(12.7 %)·인천(12.1%)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왜 경상도 대도시의 성인이 콩팥 질환에 잘 걸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울산·부산 지역 성인의 혈압이 여느 지역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는 있지만, 그것이 만성 콩팥 질환 발생률을 높이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김성권 교수(서울대병원·내과)는 말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광주·대전 및 전라·충청 지방의 만성 콩팥질환 유병률(11.4%)과 울산의 유병률이 7.2%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

39.9
2001~2005년에 당뇨를 앓은 말기 콩팥병(신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9.9%였다. 3년 생존율은 그보다 더 높아서 65.5%였고, 1년 생존율은 92%였다. 반면 암 환자는 5년 생존율이 평균 45.9%(2005년 보건복지부 추정치)로, 말기 콩팥병 환자보다 오히려 생명력이 더 강했다. 더 안쓰러운 사실은 당뇨병을 앓는 콩팥병 환자가 당뇨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면, 한 달에 약 1%씩 콩팥 기능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말기 신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80개 의료기관에서 신대체 요법(혈액 투석·복막 투석·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 4만4333명을 조사한 결과이다.

79.9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콩팥도 나이를 먹으면 그 기능이 점점 떨어진다. 따라서 40대 이하와 50대를 비교하면, 50대가 40대에 비해 만성 콩팥병 3기 이상에 걸릴 위험이 8.3배나 높다. 79.9는 70대가 40대 이하에 비해 만성 콩팥병 3기 이상에 걸릴 위험도다. 그러니까 40대 이하에서 1만명당 환자 1명이 발생하면, 70대에서는 79.9명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60대 이후 발병 위험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를 조원용 교수(고려대 안암병원·신장내과)는 이렇게 설명했다. “인체의 노화로 콩팥병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이 늘기 때문이다.”
 
콩팥병 환자에게 과일과 채소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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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식습관은 종종 만성 콩팥병을 악화시킨다. 그 중에는 우리가 몸에 이로운 것으로 알고 있는 식습관도 있다. 예컨대, 만성 콩팥병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면 좋을까 나쁠까? 정답은 ‘나쁘다’이다. 건강한 사람은 2ℓ 정도 물을 마셔야 좋지만, 콩팥병 환자는 ‘자신의 전날 소변량+500~700cc’ 정도가 적당하다(국·커피·우유 등 포함). 콩팥병 환자가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압이 오르거나 부종이 생기고, 심하면 숨이 찰 수 있다. 옥수수 수염차나 늙은 호박도 예상과 달리 콩팥병 환자에게는 부담스럽다. 따라서 콩팥병 환자는 의사의 지시 없이 옥수수 수염차 따위를 남용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바나나·오렌지 같은 과일과 토마토·감자·호박 같은 채소는 어떨까? 늙은 호박처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신선한 야채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콩팥이 건강하면 이 성분이 신경과 근육의 작동을 돕는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칼륨 배설 능력이 떨어져, 오히려 근육 쇠약·부정맥 따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라고 김영훈 교수(인제대 의대·신장내과)는 말했다.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잡곡밥도 콩팥병 환자에게는 ‘득’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잡곡밥을 먹고 인이 늘어나면, 뼈를 단단하게 하는 인과 칼슘의 균형이 깨져서 뼈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출처 : 흰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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