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닮은 사람들] 벤젠 드링크의 진실 2006-05-13
첨가물 간의 화학반응으로 벤젠물질이 합성된다.
“식품에는 한 가지 첨가물만 사용하는 게 아니지요. 보통 여러 첨가물을 동시에 사용하는데, 그럴 때의 안전성은 아직 확인되어 있지 않습니다.” 식품첨가물 감독관청의 책임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비록 첨가물이 개별적으로는 안전성 조사가 되어 있더라도, 여러 물질을 복합적으로 쓸 때에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문제는 사실 학자들이 꾸준히 경고해온 내용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검증하기가 쉽지 않아 이론적인 주장이라는 인식에 가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이론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 사건이 터졌다. 시중의 건강 드링크류 제품에서 발암물질로 의심되는 벤젠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그것이다. 해외 사례에서 정보를 입수한 한 여성단체가 문제를 제기했고, 식약청도 자체 조사 뒤 이를 인정했다. 건강을 생각해서 마시는 음료에 그런 유해물질이 들어 있다니! 처음 ‘벤젠 사건’을 접한 소비자들은 우선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 음료에 왜 유해물질이 들어 있을까? 용기에서 녹아나왔을까, 아니면 물이 오염된 탓일까? 원인은 정작 다른 데 있었다. 드링크에 사용한 첨가물이 주범이었다. 해당 첨가물은 안식향산나트륨과 비타민C. 물론 이 첨가물들이 오염된 건 아니다. 두 물질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벤젠이라는 ‘문제아’를 잉태한 것이다. 첨가물 복합 사용 문제가 현실적으로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다. 원래 안식향산나트륨과 벤젠은 ‘같은 집 자손’이다. 두 물질 공히 분자구조 안에 반지처럼 생긴 ‘벤젠 고리’를 갖고 있다. 학자들은 이러한 물질을 통틀어 ‘방향족화합물’이라고 일컫는다. 초록은 동색이듯, 그다지 ‘가문이 좋지 않은 이 집안 형제들’은 서로 잘 통한다. 방부제인 안식향산나트륨이 비타민C, 즉 아스코르브산만 있으면 언제든 벤젠으로 변할 수 있는 것처럼.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 벤젠 사건을 보는 우리의 시각은 훨씬 넓어져야 한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이번에 표출된 문제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수많은 화학물질들 가운데에는 벤젠 고리를 가진 방향족화합물이 무수히 많다. 이 물질들이 식품 내에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유독성 물질로 익히 알려진 페놀, 톨루엔, 아닐린 등이 모두 같은 족속이다. 더구나 이런 변화는 식품 내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우리가 그 식품을 섭취했을 때, 인체 내에서는 훨씬 더 심각한 물질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것을 현실적으로 확인할 방도도 현재까지는 없다. 이번 드링크의 벤젠 사건은 대표적인 인재(人災) 중 하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음료에서 벤젠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이미 10여 년 전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음료업계의 압력에 밀려 아무런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올 초 발생한 이 문제는, 실은 숨기고 있던 여러 ‘종기’ 가운데 하나가 터진 것일 뿐이다. 얼마 전 첨가물이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방송 이후, 한 제과업체가 해당 물질들을 앞으로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기회에 아예 모든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포하는 게 어떨까. 첨가물의 복합 사용 문제는 비단 방향족화합물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니까. ▣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지은이 baseahn@korea.com 제공 : 한겨레 |
출처 : 흰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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