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맛 쓴맛 다 본 이야기 010. 9. 25
단맛은 비장의 기능을 돋구어주고, 쓴맛은 심장에 울체되어 있는 나쁜 열을 흩어준다. 칭찬하는 달콤한 말을 들으면 힘이 솟구치고, 쓴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서늘해지는 것을 보면, 맛이 오장 육부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정서까지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칭찬도 지나치면 사람을 스포일(spoil)시킨다. 칭찬에 편승해서 너무 잘 나가다 보면, 마음이 교만해지기 쉽고, 몸은 몸대로 무리를 해서 지치게 마련이다.
단맛을 너무 즐겨도 마찬가지다. 단 것을 지나치게 먹으면 우리 몸이 물컹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단 맛은 비장으로 달려가 氣를 돌리는 모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비장에게 에너지를 보태주지만, 氣순환이 너무 지나치면 근육에 저장돼 있는 글리코겐마저 과 소모 해버려 근육이 약해질 수 밖 에 없다.
빠져나간 포도당 자리에 대신 아무런 영양가 없는 물이 자리잡는데, 이게 바로 습(濕)이라는 것이다. 단 것을 많이 먹으면 육(肉)을 상하고, 습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이렇게 해서 나왔다.
흔히 보약을 복용하고 살이 쪘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보약 속에 보기제가 필요 이상 많이 들어가, 비장의 기능을 너무 강화하여, 습이 쌓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뚱뚱한 사람이 의외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근육에 습이 많아 힘을 효율적으로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 단것을 즐기면 뚱뚱해지는 이유
달콤한 것은 항상 우리를 유혹한다. 단 것이 당기는 것은 우리 몸이 단 것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단 것에는 포도당 등 에너지원이 많이 들어 있다. 비장도 우리 몸안의 氣를 잘 순환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단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것은 우리의 비장이 그렇게 허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비위가 강한 사람은 달콤한 말로 속삭이는 사람을 경계하고, 사탕발림 음식을 멀리한다.
그러면 쓴 맛은 어떨까. 우리가 일용하는 음식을 보면 쓴맛을 내는 음식은 드믈다. 이 말은 곧 우리 몸은 쓴 맛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된다. 쓴 맛은 주로 심장으로, 그리고 간으로 들어간다. 우리 몸에서 이 두 장기이외에는 쓴 맛을 환영하는 곳이 없다. 그런데, 이 심장과 간장이 어디 보통 장기인가.
심장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한다. 심장은 매일 9만6천km에 달하는 혈관에 피를 펌프질해 보내는데, 이것은 1만5천 리터 용량의 탱크를 펌프질해서 채우는 것과 같은 활동량이라고 한다.
간은 또 어떤가. 간은 우리 몸의 기관 중에서 가장 솜씨가 뛰어난 존재다. 복잡하다고 하는 심장과 폐도 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정도다. 간은 거대한 화학공장단지와도 같다. 간은 5백여 가지의 일을 하는데, 그중에 한 가지만 실수해도 우리는 장례식 준비를 해야 한다.
심장과 간, 이 두 장기는 정말 잠시도 쉴 틈이 없이, 우리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우리를 보살피는 고마운 일꾼이다. 이 두 장기는 너무나 맡은 책임이 막중한 만큼이나, 튼튼하기도 막강해서 여간해서 탈이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약이 되는 쓴맛도 여간해서는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심장과 간장이 모두 탈이 없고 건강한데도 쓴 맛이 나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될까(그렇게 할 바보는 없겠지만). 아마 이들은 자기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골(火)을 낼 것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쓴 것을 많이 먹으면 골(骨,뼈)을 상한다고 보았을까. 아무튼 쓴 맛은 뼈를 약하게 한다.
● 쓴맛은 뼈를 약하게 한다
골을 내고난 후에는 대개 입맛이 쓴 것을 경험한다. 화를 내고나면 ‘참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하는 마음으로 기분이 씁쓰름하지만, 이상하게 입맛도 쓰다. 화를 낸다고 할 때의 화는 불火와 연관이 깊다. 이화는 주로 간화(肝火)를 가르킨다.
이성을 잃지 않고 냉정한 마음으로 성을 내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성을 낼 때는 대체로 몸이 특히 머리속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열 받는다는 말이 있지만, 성이나서 머리속이 뜨거워지는 것이라기보다는 머리속이 복잡해지고 뜨거워져서, 자기감정을 콘트롤하기가 힘들어져 성이 나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원래 머리는 우리 몸에서 가장 찬 부분으로, 음(陰)기운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기관이다. 음은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속이 복잡해지고 더워지기 시작하면, 이것을 식히기 위해 머리속에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사람의 뇌에는 물경 3백억개의 신경세포가 굉장히 빠른 파동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하고 있다. 이 신경세포들은 우리 몸에서 가장 열에 약한 부분이다. 머리에 열이 날 때 빨리 식혀주지 않으면 신경세포가 망가질 우려가 크다. 생리적인 바람은 머리의 열을 식히는 말하자면 소방수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우리 몸에서 氣가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콘트롤하는 장기는 간이 맡고 있는데, 간은 바람을 아주 싫어한다. 바람이 불면 氣가 흩어져서 氣를 콘트롤하는 일에 애를 먹기 때문이다. 머리에 바람이 불면 간은 흩어지는 氣를 콘트롤하기위해 더 안간 힘을 쓰게 된다. 간이 애쓰느라 열을 받아 뜨거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간화(肝火)가 발생하는 매카니즘이다. 기를 통제할 능력이 없어지면서, 간화는 더 큰 바람을 일으키며 머리속으로 달려간다. 급기야, 머리속에서 한바탕 바람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이 소용돌이가 뇌혈관의 어느 약한 부분에서 작열하며 터질 때, 그것이 소위 중풍이 되는 것이다. 이 간화를 끄는 방법으로 웅담과 같이 쓴 약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쓴 약은 열을 내리고 마음을 진정시킴’을 따름이다.
● 매운 맛과 신(辛)라면과 김치
세상 일을 알만큼 알고, 해볼만큼 해봤다는 말로 ‘쓴맛 단맛 다 봤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말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그러나 쓴맛 단맛 다 봤다고 해서 진짜 인생을 다 알았다고 할 수는 없다. 세상엔 이 밖에도 매운 맛, 짠 맛, 신맛도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없는 맛도 볼 줄 알아야 진짜 인생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은 무엇보다도 먹는 일일 것이다. 사실은 숨 쉬는 일만큼 큰 부분도 없는데, 숨 쉬는 일이 공짜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그리고 우리가 창조주의 크나큰 은혜를 잊고 사는 것처럼, 너무나 커서 그 의미를 늘 잊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장을 입을 통해 느끼고, 심장의 고동으로 확인한다. 단맛은 氣로 들어가고, 쓴 맛은 피(血)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 우리 입이 언제나 환영하는 맛은 다섯 가지 맛 중에서 단 맛일 것이다. 단 것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꿀이 제일번이다. 호주에선 꿀이 워낙 흔해서 별 것 아닌 것이 돼버렸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꿀의 효용이 크다. 특히,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음체질에게는 꿀은 단맛 그 자체만으로도 보약의 효과를 나타낸다.
몸이 으슬으슬 한기가 들고 재채기가 나올 상 싶으면 얼른 따끈한 물에 꿀을 한숟갈 타서 들어 보시라. 여기에 생강즙이라도 한 숫갈 보태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단 맛과 매운 맛 의 앙상블. 단맛은 비장으로 들어가서 氣를 복 돋우지만, 매운 맛은 어디로 들어가서 무슨 일을 할까. 먼저 매운 맛의 속성을 보자. 여러분은 매운 겨자를 먹으며 어떤 기분을 느끼셨는지. 시원한 냉면에 왜 겨자가 들어가야 제 맛이 나는지 잘 아실 것이다. 톡 쏘는 매운 맛은 어쩐지 뜨겁다. 뜨거운 기운이 우리 몸에 들어갔을 때 어느 부분이 가장 환영을 하게 될까. 특히나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 우리 몸의 오장육부가운데, 외부의 찬 기운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오직 폐뿐이다.
보통 어른의 경우, 가만히 누워 있을 때는 1분에 약 9리터의 공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앉아 있을 때는 약 18리터, 걸어 갈 때는 약 27리터, 그리고 달릴 때는 55리터 정도의 공기가 필요하다. 이 말은 곧 1분동안에 그만한 양의 공기가 우리 몸안에 들어오고 나간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이 공기의 질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공기는 열대지방 늪지에 있는 공기처럼, 깨끗하고,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공기다. 그런데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공기만을 선택해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염려 마시라. 우리 몸은 들이마신 공기를 불과 몇cm의 공간을 거치는 사이에 바로 그런 공기로 바꾸어 놓는 정말 요술같은 재주를 갖고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호흡을 통해 폐부 깊숙히 들어오려고 하는 찬기운을 처리하다보면 호흡기도 지칠 수 밖에. 그래서 폐는 겨울이 되면 늘 힘들고 시렵다. 이럴 때는 뜨끈하고 매운 신(辛)라면 생각이 절로 난다.
신라면의 辛은 맵다는 뜻이다. 매울 辛과 행복할 幸자는 획수 하나 차이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신산(辛酸)이라고 표현하면, 코에서 단내가 나도록 매서운 현실속에서 몸이 식초가 될 정도로 고달픈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여기에 비해 幸자가 들어가면 아무리 봐도 좋은 일만 떠오른다. 그런데, 매워(辛)도 행(幸)복하다. 그게 바로 신라면이 노리고 있는 광고효과가 아닐까.
신라면이 대중적인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첫째, 그것이 맵다는 이유이고, 둘째 매우니까 맛있다는 것이다. 왜 매운 맛이 입맛을 돋우는 것일까.
나무를 태우면 매운 냄새가 나는데, 불기운의 냄새가 맵기때문일 것이다. 매운 맛은 뜨거운 성질을 갖고 있다. 뜨거운 성질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氣와 血도 더워진다. 더워진 기는 폐로 들어가고, 더워진 혈은 심장으로 들어간다.
매운 맛을 먹으면 후후 하면서 숨을 내쉬기가 바쁜데, 갑자기 더워진 몸안의 기를 내뱉으려는 노력이다. 또 피가 더워지면 혈액순환이 빨라지게 된다. 만약 찬데서 오랫동안 떨고 있었거나, 체질적으로 위가 차서 식욕이 없는 사람이라면, 따끈한 생강차 한잔에 입안에 군침이 돌런지도 모른다. 내친 김에, 신라면에 김치가 먹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요즘 김치가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알고보면 순전히 김치의 매운 맛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치에서 매운 맛을 빼면, 아마 안꼬없는 찐빵 맛이나 무엇이 다를까 싶다. 그 김치가 최근 사스를 예방하는 작용이 있다고 야단들이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 공은 김치에 듬뿍 들어있는 고추, 파, 마늘, 생강 등 양념의 매운맛 에 돌려야 한다. 김치의 주인공은 배추나 무우가 아니라 바로 이들 양념군 들이다.
한의학에서 매운 맛은 뭉친 것을 풀어주는 산결(散結)작용, 나쁜 기를 흩어서 밖으로 내보내는 발산(發散)작용, 외부에서 침입한 바람을 몰아내는 구풍(驅風)작용, 氣가 이리저리 잘 흐르게 하는 횡행(橫行)작용, 눈물 콧물 등 점액을 잘 분비하도록 하는 이규(利竅)작용,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메마른 부분을 촉촉하게 해주는 윤조(潤燥)작용, 밥맛을 좋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해주는 건위(健胃)작용 등 여러 가지 작용을 한다고 보고 있다.
참고로 매운 맛이 들어 있는 식품을 들어보면, 곡식으로는 현미와 율무가 있고, 과일로는 배와 복숭아, 야채로는 파 마늘 양파 무우 배추 달래, 조미료로는 고추 후추 생강 겨자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매운맛의 식품은 어디까지나 음체질에게 적당한 것이다. 다른 양 체질이나 중 체질이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몸안에서 음양의 조화가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
● 소금이 氣순환을 일으킨다
우리는 음식이 달거나, 쓰거나, 맵거나, 시지 않아도 먹을 수 있지만, 짠맛이 전혀 들어가지 않으면 음식 맛이 없다고 불평할 것이다.
음식을 만들면서 맛을 보는 것을 간을 본다고도 하는데, 이 간은 소금의 다른 이름이다. 간장은 간, 즉 소금을 내는 저장고인 셈이다.
우리가 흔히 음식이 맛이 있다, 혹은 없다고 하는데, 이 맛을 내는 것이 바로 소금인 것이다.
음식에 소금이 들어가지 않으면 맛이 없다. 맛이 없으면 먹고싶은 기분도 나지 않는다. 맛없는 음식을 매일 먹기 힘들듯이, 소금을 매일 먹지 않으면 살기도 힘들다.
소금은 우리가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영양소로, 소금의 작용으로 氣의 순환이 가능해진다고 지난번 칼럼에서 이야기 했다.
소금과 氣의 관계는 지금까지의 한의학에서 아직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이야기로, 필자가 지금 최초로 주장하는 것인데 , 그 이론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리 몸에 음식이 들어오면 음식물 중 당질이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바뀌고, 이것은 크레브스회로(回路)라는 분해과정을 거쳐 에너지로 변한다. 에너지는 양(+)인데, 음(-)에 속하는 포도당의 대사과정에서 나온 ATP(Adenosine Triphosphate) 와 중(O)에 속하는 물이 서로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산되는 것이다. 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도 음중양의 삼상(三象), 우주의 삼원소가 작용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세포 속에서 만들어진 에너지는 믿기지 않겠지만, 발이 없다. 혼자서 단독 플레이를 못한다는 이야기다.
혼자 서있지 못하는 가변적 존재인 에너지는 소금을 만나서 비로소 그 힘을 발휘하게 된다. 정확하게 말하면 소금, 즉 NaCl 가 이온화하여 분리된 Na+이온이다.
에너지는 세포내의 Na양이온에 저장되어, 이온과 함께 이동하는데, 하나의 세포막에 수천개가 있는 Na이온 전용 출입구를 통해 다른 세포로 이동한다. 한개의 출입구에서만 약 1백만개이상의 Na양이온이 이동한다고 한다.
세포내에 있는 나트륨 양이온은 단위세포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성질이 있는데, 氣(에너지는 氣다)가 바람을 넣어서 그렇지 않나 생각된다. 氣의 인체내 순례는 이렇게 하여 이루어 진다. 氣가 순환하다가, 피부 밖으로 빠져 나가면 탈것을 버리고 달아나면서 땀구멍 근처에 소금기를 남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소금기를 만져보면 끈끈함이 느껴진다. 생명은 소금처럼 끈끈한 것이다.
바다를 보라. 바다가 얼마나 끈끈한 애정으로 지구를 매만지고 있는가를 보았는가.
수십억 년을 한결같이 바다는 지구를 향해 밀려왔다가, 해원(海原)으로 돌아가곤 한다. 이 끈끈한 몸짓을 과학자들은 만유인력으로 설명하겠지만, 이게 다 소금 탓 이란 것을 모른다. 소금의 氣의 작용이다. 만약 바다가 맹물이라면, 아마도 파도는 없었을 것이다.
맹물의 호숫가에 가서 파도, 그리고 밀물과 썰물을 본 사람은 없다.
소금은 모든 것을 청정하게 한다. 소금은 한결같이 변하지 않게 보존하는 재주가 있다. 김치를 담그고, 생선을 저장하고, 간장 된장을 만들 때 소금을 쓰는 것은 이러한 이유때문이다. 무엇보다 소금의 자랑은 맛을 내는 것이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세상에 나가서 소금과 같은 존재가 되어라고 말씀하셨지만, 세상을 청정하게 하고 살맛나게 해주는 일만큼 보람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로마에서는 한때 병사들의 월급을 소금으로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소금이 그 무엇보다도 귀했을 당시의 이야기다.
오늘날도 봉급생활자들을 샐러리맨(Salaryman)이라고 부르는데, Salary라는 말은 소금을 의미하는 Saline에서 연유되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동양에서도 고대 중국에서는 소금을 통화 대신 사용하기고 했었다. 근대에도 모택동이 이끈 중국 공산당이 연안으로 후퇴할 때 군인들이 등에 지고 간 것은 쌀이 아니라 소금이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소금을 주로 해안가, 특히 지중해 연안에서 자연적으로 조성되어 햇볕에 건조된 염전에서 채취했었다고 한다.
바닷물을 끓여서 인공적으로 소금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중세기에 들어와서다. 소금을 달이기 위해 석탄 산업이 부수적으로 발달했다고 한다.
그 당시 소금은 해양국가로서, 산업이 일찍부터 발달한 영국이 생산과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그러다가 산업이 세계적으로 발전하면서 해안지방에서만 생산하는 소금만으로 필요를 충당할 수 없게 되자, 19세기 중반부터는 내륙지방도 소금개발에 나섰다. 지하에 저장되어 있는 짠물, 혹은 돌소금을 찾아 나선 것이다.
오늘날의 유전개발은 소금시추작업의 부산물로 얻어진 결과다. 소금은 수백만년동안 지하에 저장되어 있어도 변질이 되지 않는 안정성을 갖고 있다. 요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핵폐기물도 지하소금광산에 묻어두면 안전하다는 연구도 있다. 지하에 소금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지방은 지진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유용하게 쓰이는 소금이 몸에 나쁜 것이라고 인식되고 있는 것은 일부 의사들에게 책임이 있다.
의사들은 특히 심장질환, 고혈압, 중풍, 신장장애 등이 있는 사람에게는 소금을 먹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소금을 안 먹었을 때의 부작용은 오히려 더 크다. 의사는 무조건 소금을 먹지 말라는 경고 대신, 소금을 먹되 반드시 천일염을 먹도록 충고하는 것이 옳다.
우리가 흔히 사먹는 흰 소금은 탄산마그네슘을 사용해서 곱게 가루로 만들어, 상품으로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짠맛을 내는 나트륨 이외엔 영양가 제로일 뿐만 아니라, 강알칼리성을 띄고 있어 인체에 유해하다.
또 정제된 소금은 꽤 많은 양을 사용해야 맛을 낼 수 있어 필요이상 섭취하게 된다. 그러나 천일염 속에는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 이외에 마그네슘, 칼슘, 아연, 요드, 망간, 칼륨 등 인체에 꼭 필요하지만 보통 음식물에서는 섭취하기가 쉽지 않은 미량원소가 많이 들어 있고, 조금만 사용해도 맛을 낼 수 있어 소금을 필요이상 섭취하는 폐단도 줄일 수 있다.
이밖에도 소금을 이용하여 각종 질병을 치료했다는 보고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이러한 소금요법으로 중국의 선인들이 선도수련을 잘 마치고, 세상의 소금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약(藥)과 쓴맛
며칠전 뉴스를 들으니까 요즘 김치가 사스를 예방한다고 야단들이다. 감초가 사스를 다스린다더니 , 이번에는 김치다. 다음에는 또 뭐가 나올까.
김치가 감기와 같은 호흡기질환에 좋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 나온 이야기도 아닌데.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먹는 음식 하나 하나가 다 약이나 마찬가지다. 약(藥)이라고 하는 글자도 풀어보면 풀초(艸)와 즐길 락(樂)자의 결합이 아닌가. 풀을 즐겨 먹으면 심신도 더불어 즐거워지고, 그게 바로 병을 예방하고, 치료도 하는, 약이라는 뜻일 것이다.
혹자는 한방약에 대해서, 그따위 풀이나 나무뿌리를 달여 먹어봐야 무슨 효과가 있다는 말인가, 하고 말한다. 이런 분은 약공장에서 화학적으로 제조해서 나온 약이라야 진짜 약처럼 생각할 것이다. 그런 약들은 대체로 음기운이 강한 약들이다. 제약과정에서 양기운과 중기운은 거의 빠져나가 버리고, 음습한 공장의 기계냄새가 배어있는 음의 약은 음의 특성을 갖고 있어서, 칼이나 창처럼 우리몸안에 들어와 각종 병원균을 날카롭게 공격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현대의 양약 (洋藥)가운데 우리몸을 보해주는 약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은 양약은 대개가 치료가 목적인 음의 약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한약은 기계냄새가 나지않는 생약(生藥, 살아있는 약)으로 자연의 음기운과 중기운, 그리고 양기운이 제 체질대로 들어 있다. 모든 한약에는 음중양이 다 들어 있지만 음중양 어느 편에 치중되어 있느냐에 따라 음본초, 중본초, 양본초로 분류할 수 있다. 우주에도 음,중,양, 세가지 체질이 있고, 사람에게도 음체질, 중체질, 양체질이 있듯이, 한방약초, 아니 우주의 전 삼라만상은 각각 세가지 체질 가운데 하나에 속해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이 체질 이야기는 앞으로 계속 펼쳐나가기로 하고, 오늘은 한방약초의 맛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치료약은 대체로 쓰다. 그래서 약은 써야 잘 듣는다는 말까지 나왔을 것이다. 쓴 것을 먹으면 기분이 어떻던가. 그리고 단 것을 먹으면 기분이 또 어떻던가. 두 맛은 정반대의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 기분도 정반대로 달랐을 것이다. 쓴 것이 입안에 들어오면 필경 그것을 뱉아버리고 싶은 기분일 것이다. 쓴 맛을 일부러 먹는 바보같은 사람도 있을까.
그러나 어쩔 수 없다면 먹어치울 수밖에 없다. 일단 쓴 것이 입안에 들어오면 그것이 입안에 머무는 시간만큼은 고통이다. 감탄고토(甘呑苦吐) - 세상사람들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아버린다는 말이 있지만, 비싼 값을 주고 산 약인데, 뱉을 수야 없지, 약이니까 삼키는 것이다. 그것도 가능한한 재빨리. 쓴 맛은 정말 싫어. 혓바닥도 쓴맛은 싫어 한다. 그래서 너도 나도 쓴맛을 미루다가 맨나중 목구멍 깊숙히에서 어쩔 수 없이, 쓴맛을 수용하고 얼른 식도로 넘겨버린다.
쓴 맛은 목구멍을 넘어가면 빠른 속도로 하강한다. 누군들 쓴맛을 좋아하겠는가. 쓴맛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여러분중에 혹시 쓴소리를 잘하시는 분은 없으신지. 혹시 쓴소리가 상대방에게 약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정말 충정에서 나온 진솔한 심정으로 사랑하는 이웃에게 쓴소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한번쯤 쓴맛의 성질을 염두에 떠올려 보시기 바란다.
사람들은 쓴 소리를 들으면, 무의식적으로 뱉아버리거나, 할 수없이 쓴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으면, 얼른 그 쓴소리를 집어삼켜, 어서 저 아래로 내려보내 배설시켜버리려고 할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흐름이요, 이치다.
쓴 소리는 상대방이 그것을 고깝게 여기고 배설시켜버리려고 하기때문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 그러나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 가슴에 억하심정이 들어앉아 답답하기가 말할 수 없다면, 필히 쓴맛이 있는 음식이나 약초를 먹어볼 일이다. 쓴맛은 심장으로 달려가 무거운 마음의 짐을 잽싸게 풀어준다.
쓴소리라도 진심이 담겨 있으면, 그래서 상대방의 심장까지 닿을만큼 설득력이 있으면, 심장은 감동하여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제치고, 감격까지 한다면 환희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
원래 심장은 슬픔을 잘 타는 장기이다. 오죽해서 슬픔이 오래 계속되면 상심( 傷心)한다고 했을까. 슬픈 일이 생기면 한숨을 자주 쉬게 되고, 몸안의 기가 빠져나가 氣가 허해지게 된다. 슬픔이 오래 계속되면 氣가 자꾸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위해 본능적으로 氣의 흐름을 멈추려고 하여, 몸안에 氣가 체하게 된다. 심장에 氣가 순환이 잘 안되면 심장에 열이 발생하게 되고, 심장이 이때문에 상하게 된다. 이것이 상심의 매카니즘이다. 심장에 열이 쌓이게 되면, 열은 올라가는 성질이 있어 바람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심화(心火)라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 심장의 불을 끄는 방법으로 맛이 쓴 약초를 복용시킨다. 쓴맛은 하열(下熱), 즉 열을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성질이 있다. 심장에 쌓여있던 나쁜 열이 쓴맛의 속성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버리면 심장은 안정을 되찾고, 마음에 평화가 온다. 심장이 편해지면 온몸의 피로도 쉽게 풀린다.
심장의 뜨거운 열기는 아래로 내려가, 스트레스로 얼어붙어있던 위의 냉기를 녹여준다. 위는 들어온 음식을 잘게 부수고 위액과 반죽하여 소화하기 쉽도록 준비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스트레스 등으로 몸안의 열기가 심장으로 몰리게 되면, 상대적으로 혈액의 공급도 줄어들어 이일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위액분비가 모자라 먹은 것을 제대로 처리 하지 못하는데 밥맛이 날 리가 없다.
흔히 쓴 약은 소화기능, 특히 위를 좋게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쓴약이 먼저 심장에 작용하여 심장의 뭉친 열을 위(胃)로 흩어보내, 위를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정상적으로 하여 위액분비가 제대로 나와 소화기능이 좋아지는 것이다. 쓴맛은 개도(開導), 즉 위문을 열어준다고 했다. 쓴맛이 양혈(養血)작용을 하는 것은 심장에 쌓여있는 나쁜기운을 걷어내고, 편안하게 해주어 심장이 마음껏 뛰놀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심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해피한 기관이다. 그래서 마음이 즐거워지면 심장은 제일 먼저 눈치채고 뛰놀기 시작하는 것이다.
● 소금과 혈압과 콩팥
남반부는 해가 매일 노루꼬리만큼 짧아지고 있다. 서울은 지금쯤 개나리가 피고 있을까. 시드니는 시방 동백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꽃을 보고 있으면, 문득 세월이 아쉬워진다. 계절이 바뀌어도 인생은 여전히 짧고, 목숨은그래도 모질다.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이따금, 인간이라는 실체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살아있다는 것은 위대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엇을 위하여 어디를 향해서 저렇게 움직이고 있을까. 사람들의 살아가는 재미는 무엇들 일까. 삶의 맛은 무엇일까. 사람의 맛은 어떤 것일까. 달까. 쓸까. 매울까. 실까. 그렇지 않으면 짤까. 사랑에 빠져있는 청춘남녀의 살 내음에서는 달콤한 향기가 날 것이다.
비탄에 잠겨 가슴을 치는 사람의 몸에서는 씁쓰레한 맛이 느껴질 것이고, 분노로 치를 떠는 사람의 몸에서는 시큼한 담즙냄새가 풍길 것 같다. 그러나 대체로, 사람 몸에서 나오는 물, 눈물 콧물 땀 오줌 등을 먹어보면 맛이 짜다. 사람의 피 속에는 약 0.9%의 염분이 들어 있기 때문일까.
피는 곧 0.9%의 생리적 식염수다. 소금은 인체가 합성할 수 없는 필수영양소, 전적으로 식품을 통해 공급받는다.
우리가 매일 먹는 것은 이 필요한 소금을 얻고자 함이라고 해도 지나친 이야기가 아니다. 한의학에서 소금은 생명의 근원과 관계가 깊은 물질로 본다. 생명체의 기원은 짠물의 바다에서 비롯되었다. 사람도 엄마 뱃속에서 잉태되어 양수속에서 자라는데, 이 양수가 바닷물과 비슷한 소금물이다. 만약 우리 몸에서 소금이 부족하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맛이 가버린다. 싱거운 사람. 무기력. 소금 간 안한 콩국수 맛이다. 우주는 음과 양, 그리고 중으로 나누어져 있다. 중은 물과 같은 성질을 갖고, 음과 양을 넘나들며 음양을 조절해주는 작용을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을 함유하지 않은 물질은 음 아니면 양이다.
단 하나 예외가 있다면, 소금. 소금은 물처럼 중(中)의 성질을 갖고 있다. 그 이야기는 소금도 물처럼 음과 양의 氣를 조정해주는 작용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소금(NaCl)은 세포 내에서 인(燐P)과 함께 세포 막 내부와 외부의 압력을 조정해주는 아주 중요한 인체생리기능 조절작용을 하고 있다. 이 소금이 없으면 우리 몸 안에서 氣의 이동이 불가능해진다.
물은 우주의 대자연 속에서 음과 양의 조화와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소금은 소우주인 생명체 안에서의 음과 양을 조정해주는 역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생명체 내에 소금이 부족해지면 기 순환이 잘 안 돼, 무기력증이 나타난다.
각종 장기와 기관에 기 공급이 제대로 안되므로 신진대사가 불가능해져 무력증에 빠지는 것이다. 소화도 안 되고, 배설도 안 되고, 노폐물은 축적되고, 마치 전기가 나가 작업이 중단된 공장과 같다.
소금이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데, 소금이 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주위에 적지 않다. 그런 사람들은 좀 짜게 먹으면 뒷골이 당기고, 혈압이 오른다고 한다. 당연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과금 과다 섭취=독이 과연 사실일까.
최근 연구결과는 ‘No’라고 말한다. 소금은 과다섭취하면 소변으로 배설되어 버린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혈압이 오를 것을 염려해 소금섭취를 줄이게 되면 소금 결핍증이 와서 위험하다. 소금의 필요량은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한국인과 같이 평소에 짜게 먹는 사람들은 소금을 웬만큼 과다하게 섭취하더라도 신장(콩팥)이 소금을 잘 걸러낸다. 그러나 짠 음식에 익숙치 않은 유럽인들의 경우는 소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신장에 무리가 쉽게 온다고 한다. Salt Institute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에 최소한 500mg의 소금을 섭취해야 하고, 유럽인의 경우 대개 하루에 1,150mg 내지 5750mg정도 소금을 섭취해도 별 탈이 없으며, 건강한 사람은 하루 최고 300g까지도 처리해낼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그 소금이 화학적으로 정제된 흰소금이냐, 천일염이냐다. 흰소금은 짠맛만 낼 뿐, 영양적으로 우리 몸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뉴욕市는 ‘소금이 혈압을 올린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최근 8년동안 조사를 한 결과, 소금섭취를 줄인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소금을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4배나 높은 심장마비 발작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단, 예외는 비만자의 경우는 소금섭취를 줄였더니 심장질환 사망율이 감소했다고 한다. 왜 비만자는 소금을 적게 먹어도 괜찮을까.
삼상 체질 의학적으로 설명하면, 비만자는 대체로 중 체질이 많다. 소금의 성질이 중(中)이듯이 중체질은 세포내에 중의 기운이 강해서 소금氣가 높은 편이다. 중체질은 세포내의 염분을 희석하기 위해 체질적으로 물을 많이 필요로 하고, 그 결과 물살을 만들어 낸다. 흔히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타입이다. 배추를 절구어 보면 알듯이, 짠맛은 단단하고 뻗뻗한 것을 부드럽게 하는 작용이 있다. 중체질의 성격이 대체로 원만하고 유연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소금氣의 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중 체질은 원래 세포에 소금氣를 강하게 타고났기 때문에 소금섭취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앞에 이야기한 , 좀 짜게 먹으면 뒷골이 당기는 경우는 바로 중체질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중체질의 경우를 일반화 시켜 소금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짜게 먹어야 먹은 것 같다고 한다. 이런 사람은 세포내에 소금氣가 부족하여 기순환이 부진하고, 따라서 대개 몸이 차고, 정력이 왕성하지 못하다. 몸이 싱거우니까 짠 음식을 원하는 것이다.
우리가 맛이 있다, 없다 하는데, 이 맛을 내는 것이 바로 소금이다. 쓴 맛은 심장으로 달려가고, 짠맛은 신장으로 달려간다.
콩팥의 음기가 싱겁게 시리(虛) 소금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 체질에겐 소금이 때로 약이 된다.
● 신맛이라고 다 산성이 아니다.
서양속담에 사과가 빨갛게 익어 가면 의사의 얼굴이 파래진다는 말이 있다. 사과를 매일 한 개 씩만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요즘 떠도는,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이요, 밤에 먹는 사과는 독이라는 말은 무슨 이야기일까. 사과에는 음식물의 소화흡수촉진, 인체의 피로산물인 젓산 제거 효과,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하는 작용, 고혈압 예방효과 등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효과는, 사과와 같은 과일에 많이 들어있으면서 신선한 풍미를 내고 있는 구연산과 같은 초산의 작용 때문이다.
이 초산은 신맛을 갖고 있지만, 맛이 시다(酸味)고 해서 산성(酸性)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오산이다. 우주에는 음(-)중(O)양(+)의 삼상(三象)이 있듯이, 모든 물질은 물에 녹은 상태에서는, 알칼리성(-), 중성(O), 산성(+)이라는 화학적인 성격을 띄게 된다.
사람 몸의 체액은 약알칼리성인데, 음중양-삼상 체질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음 쪽에 기울어져 있는 중(O)이다. 사람 몸은 음인 땅의 영역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다는 이야기다. 사과 맛을 내는 주성분인 초산은 알칼리성에 속한다. 음양시계는 자정(子正)부터 낮 12시(正午)까지를 양(+)의 시간, 정오부터 밤 12시까지를 음(-)의 시간대라고 보고 있다.
양 기운은 우리가 잠든 밤 12시부터 일어나기 시작해서 정오가 되면 양기운이 피크를 이루고, 음 기운은 낮 12시부터 모습을 드러내어 자정이 되면 음기운의 피크를 이룬다고 보는 것이다. 낮 동안은 우리 몸이 활동하기 좋도록 양 기운이 왕성해지고, 해가 지면 음 기운이 강해져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한다.
특히 아침, 식사 무렵이 되면 떠오르는 해처럼 양 기운이 솟구치는데, 이때 몸의 체액이 산성 쪽으로 기울면서, 위에서도 위산이 출동준비를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아침을 굶으면 어떻게 될까. 위산은 밥 대신 위벽을 핥다가 결국은 구멍을 내 버릴 런지도 모를 일이다. 이와 반대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사과 한개를 곁들인다면, 사과 맛의 주성분이면서 알칼리성을 띄고 있는 초산은, 밤새 음식이 들어오기만 학수고대하던 강산성을 띄고 있는 독성분해물질인 위산을 다독거리며, 일방 풍부한 무기물질과 섬유질로
소화흡수를 도와줄 것이다.
그래서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밤늦게 먹는 사과는 음 기운이 강해지고 있는데, 더 음을 보태주는 셈이 되어,
속이 더부룩해지고 몸이 무겁게 되므로 좋다고 볼 수 없다. 사과를 예로 들었지만 사과를 신맛이 나는 다른 과일로 바꾸어도 상관없다. 아무튼 오늘의 주인공은 과일이 아니라 신맛이다.
과일의 구연산이나 발효식초의 초산은 신맛을 내면서 알칼리성을 띄고 있어서, 우리가 흔히 신맛=산성이라는 상식을 뒤집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신맛은 간(肝)에 속하며, 심장의 박동을 조절하는 수렴작용을 한다고 본다. 이 말은 신맛은 기(氣)가 쓸데없이 발산하여 소모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이야기다. 신맛은 이밖에도 수습(收濕), 렴열(斂熱), 활혈(活血), 고표(固表) 등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맛을 가지고 있는 식물성 약재는 오미자, 산수유, 백작약 등이 있지만, 동물의 몸 안에서도 산성 물질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산(酸)은 신맛이 나므로 산성으로 보고 있고, 신맛은 간(肝)에 소속되며 양(+)이다. 예를 들면 위산이나 담즙은 산성 소화액이다. 우리가 긴장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간이 흥분 하게 되어 산을 많이 생산하기 때문이다.
임신을 하게 되면 신경이 날카로와 지고 화를 잘 내는 것도 간이 긴장하고 있는 탓(肝陽항진)이다. 예로부터 용맹하다는 것을 간담이 크다고 표현했듯이, 간과 담은 투쟁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부인이 임신을 하게 되면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간과 담의 활동이 왕성(+)해지고, 이로인해 몸안에 역시 산이 많이 생산되게 된다. 산이 과잉되면 부작용도 따르게 마련이다.
그래서 몸은 이 동물성 산(酸)을 중화시키기 위해 알칼리성 음식인 신맛이 나는 식물성 식품을 찾게 되는 것이다.
나폴레옹이 로마를 정복하기 위해 알프스 산을 넘고 있었을 때다. 병사들은 투쟁심과 오랜 산악행진 등으로 지칠 대로 지쳐, 행군 중 잠깐 동안의 휴식에서 일어날 줄 몰랐다. 몸 안에 산이 많이 축적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나폴레옹이 한 말은 아직도 인구에 회자하는 명연설이다. “저 산마루를 넘으면 포도가 익어가는 마을이 나타 난다 !”
병사들은 로마로 진격하는 전쟁놀이보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신맛에 군침을 삼키고 지친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을 것이다.
동물성 산성은 양(+)이고 발산및 산화하는 성질이 있지만, 식물성 신맛은 음(-)으로 수렴성을 지녀서 에너지의 손실을 막는 힘이 있다. 따라서 우리가 몸 안에서 에너지를 많이 발산하여 양 기운이 과잉 되었을때 식물성 신맛을 섭취하여 이를 중화하려는 노력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생화학자 크레브스박사는 우리 몸이 어떻게 에너지를 발생시키는가를 연구, 유명한 크레브스 사이클을 발표하여 1953년 노벨상을 탔다.
그 이론에 의하면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 작용을 통해 포도당으로 바뀌고, 이것은 크레브스회로라는 분해경로를 거쳐 물과 탄산가스로 환원하며,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회로는 몹시 심한 운동이나 스트레스, 과식, 잘못된 식사 등을 계속하면 회전이 잘 되지 않아 , 대사의 부산물로 젖산이라는 산성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때 어떤 증세가 일어나는가 하면, 첫째 젖산은 체액을 산성화시켜 심한 피로를 가져오게 한다. 또 젖산은 뇌신경세포를 죽이는 일을 하는데, 머리와 어깨가 무겁고 아프며, 심장신경증으로 가슴이 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지가 약해지고, 심하면 갈등 망상 불안 초조 히스테리 노이로제와 같은 정신장애도 일어난다. 이밖에도 젖산은 많은 양이 지방으로 바뀌면서 비만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처럼, 신맛은 신맛으로 다스린다. 동물성 젖산을 식물성 초산으로 다스리는 것이다. 이 신맛의 대표 격으로 식초를 들수 있다. 초산이 주성분인 식초는 음이고, 화학적으로는 알칼리성이다.
식초는 산성으로 기울어진 체액을 약알칼리성으로 유지시키며, 피로회복을 도와준다. 또 혈당치를 높이는 흥분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의 분비량을 억제시켜 당뇨병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간 기능을 활성화 시켜, 숙취와 지방간을 예방하고, 중성지방 축적에 의한 간 경변을 막아준다. 근육을 부드럽게 하여 견통, 요통 등 근육통을 해소시켜준다.
칼슘의 체내 흡수룰 높여 뼈를 튼튼히 한다. 이렇게 좋은 점이 많은 식초이지만 소금처럼 가려 먹어야 한다. 천일염이 좋듯이, 식초도 합성식초보다는 제대로 발효과정을 거친 양조식초가 맛도 좋고 영양가도 좋음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좋은 식초는 뒷마당에 오늘 새벽도 함초롬히 이슬을 맞고 있으면서, 자연산 새콤한 샛노란 알봉 우리를 달아내고 있는 레몬(Lemon)이다. 그게 라임(Lime)이라면 더 좋고 말고.
● 산성체질은 있을 수 없다
사람 몸은 약 70%가 물이다. 우리 지구도 표면의 약 70%가 물로 덮여있다고 한다. 우연일 일치인지, 사람이랑 지구는 참 비슷하다. 그래서 사람을 소우주라고 하는 것일까. 사람은 자연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기존한의학에서는 물을 음(-)으로 보고 있지만, 삼상체질의학에서는 물을 중(O)으로 본다. 우주에는 음(-)과 양(+)이 있고, 중(O)인 물은 이 음과 양을 넘나들며 이 둘사이의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는 것이다. 모든 물질은 음 아니면 양, 또는 중에 속하고 있다는 것을, 과학자들은 일찌기 물질이 물에 녹은 상태에서는, 알칼리성(-), 중성(O), 산성(+)이라는 화학적인 성격을 띄게 된다는 사실에서 3상의 실체를 이해하고 있었다.
이것을 화학적으로 수소이온(H+)의 농도를 나타내는 pH라는 기호를 사용하여 설명하는데, pH는 0에서 14까지의 수치로 나타낸다. 물을 왜 중(O)으로 보느냐 하면, 순수한 물의 pH는 7로서 중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기때문이기도 하다. pH가 7을 넘으면 알칼리성, pH가 7 이하면 산성에 가까와 진다. 필자는 산성을 음, 알칼리성을 양으로 본다.
사람 몸의 혈액은 pH7.35-pH7.45정도의 약알칼리성인데, 음중양-삼상 체질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피는 알칼리성에 가까운 중(O)이다. 말하자면 피에는 기(氣)의 힘이 강하게 실려 있다는 이야기다.
흔히 산성체질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혈액의 pH가 늘 7이하의 상태에 있다는 이야기로,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혈액이 산성상태로 계속 있게되면 사람은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산성체질이 아니라, 혈액이 산성으로 기울어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보통 혈액이 정상인 pH7.35보다 이하로 내려가면 산성화 되었다고 본다. 우리 몸은 pH에 매우 예민해서 pH가 정상보다 0.1만 내려가도 생명유지가 어렵게 된다.
우리몸은 혈액이 약알칼리성을 유지하고 있을 때 가장 좋은 컨디션을 나타낸다. 호흡이 고르고, 혈액순환도 잘되며, 호르몬이나 효소의 분비도 정상이다.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높고,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회복이 잘 된다. 기순환이 잘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몸은 이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산성식품을 많이 섭취하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몸이 산성화되면, 우리 몸의 산-알칼리 조정장치(Homeostasis)는 지체 없이 산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물질인 중탄산염
(Biocarbonate)을 생산하여 약알칼리성으로 만들어 놓는다. 몇 년 전 시드니 모닝헤랄드에 크게 보도된 생수 매직워터(Magic Water)에는 이 중탄산염이 특히 많이 함유되어 있어, 몸의 산성화를 막아 각종 질병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탄산염(H2CO3-)은 과잉 수소이온과 반응하여 물과 탄산가스로 변화시킴으로써, 우리 몸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마당에 못과 같은 쇠붙이를 내던져두면 녹이 스는 것을 산화라고 한다. 우리 몸의 산성화도 이 못의 산화와 다를 것 없다. 쇠붙이에 녹이 슬듯이 산성화가 일어나면 얼굴이나 피부에 기미나 그늘이 생기는 것이다. 녹슨 못이 힘을 못쓰는 것처럼, 우리 몸도 치아나 뼈가 약해진다. 여기에다 몸에 열이 있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면 몸이 산화되었음을 의심해볼만 하다. 발바닥에 압박감을 느끼고, 여성의 경우 평상시 컨디션이 생리중과 같다고 하면 산성화가 틀림없다.
그러면, 우리 몸은 왜 산화되는 것일까. 첫째, 햇볕과 공기에 많이 노출되면 산화되는데, 햇볕과 공기는 양(+)이고 물과 반응하여 에너지를 생산하고, 부산물로 산성물질을 만들어 낸다. 이를테면, 세포내에서 탄산가스는 물과 반응하여 탄산염으로 변하고, 탄산염은 다시 수소이온과 중탄산염으로 분해된다. 이때 수소이온이 늘어날수록 몸은 산성화되고, 산화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한 운동, 과로, 혹은 화를 내게 되면 교감신경이 긴장하여 호흡량이 늘어나게 되는데, 탄산염의 분해가 촉진되어 수소이온의 생산이 늘고, 산화가 일어나게 된다. 육류나 생선, 곡류, 흰설탕 등 산성식품을 많이 섭취해도 몸이 산성화 되기 쉽다.
산성으로 기울면 체액을 약알칼리성으로 조정하기 위해 산-알칼리 조정장치(Homeostasis)는 분주하게 작동하는데,
이때 산소수요가 늘어나 호흡이 가빠지고, 맥박도 빨라지며, 체온이 높아지게 된다. 양 체질은 원래 몸 안에 양 기운이 많은 편이라 다른 체질보다 쉽게 몸이 산화되는 경향이 있다. 체액이 늘 산성 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면, 혈압이 높아지고 당뇨도 생기기 쉽다. 양 체질은 따라서 평소에 해조류나 녹황색 야채 등 알칼리성 혹은 음성(-)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둘 필요가 있다. 어린이는 성장위주로 세포의 증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관계로 양이 강하게 활동하고, 따라서 체액도 산성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만 환경이 변해도 병에 잘 걸리고, 설사도 자주 한다. 어린이들이 아침에 늦잠자고 싶어 하는 것도 체액이 산성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기관지천식이나 알러지 성 비염이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양의 과잉작용이고, 체액의 산성화 때문이다. 이러한 질환은 특히 음체질에 많이 나타나는데, 체질과 맞지 않는 과잉된 양 기운이 음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위로 뜨는 상열하한(上熱下寒)의 증세를 보여준다. 몸의 하반신은 알칼리성으로 기울어져 냉해지고, 상반신 특히 머리 부분은 산성으로 기울어져서, 더운 기운이 지배하면서, 콧물이 나오거나, 코가 막히고, 호흡이 답답해진다. 난치병에 속하지만 음양을 조절하여 건강한 약알칼리성 체질로 만들어주면 병은 저절로 낫게 된다.
'건 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우리가 먹어야할 10 대 비타민 밥상 (0) | 2011.10.18 |
---|---|
[스크랩] 인체의 전기 즉 기의 흐름은 심포삼초가 관장합니다. (0) | 2011.10.18 |
[스크랩] 간 나쁘면 몸에 `멍`이 자주든다? (0) | 2011.10.18 |
[스크랩] ??얼굴에는 건강이 보인다. (0) | 2011.10.18 |
[스크랩] 된장의 효능 (0) | 2011.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