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강

[스크랩] 어긋난 자연의 리듬과 자율신경실조증

恒心 2011. 10. 18. 20:47

[죠나단] 어긋난 자연의 리듬과 자율신경실조증 “몸도, 마음도 다 아파요”| 김수현 선생님(약사)의 칼럼  2006.03.01.

 

어긋난 자연의 리듬과 자율신경실조증   “몸도, 마음도 다 아파요”

 

우리 몸은 봄이면 봄이 되길 원하고 가을이면 가을이 되길 원한다. 또한 아침이면 우리 몸도 아침이 되길 원하고 저녁이면 저녁이 되길 원한다. 우리 몸이 봄이 된다는 것은 약간 식욕이 저하되어도 그것은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이고, 저녁이 되면 편안한 곳에서 휴식을 맞고자 하는 것 또한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내리는 봄비는 흐르지 않고 가만가만 내려 소생하는 생명들에게 촉촉이 스며든다. 봄비는 여름철 장마처럼 지루하지도 않고 초가을 태풍처럼 거칠지도 않으면서 봄비답게 내린다.

 

모든 생명체는 생명체답다. 우리 몸도 봄에는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아이를 잉태할 때 입맛이 떨어지고 음식을 가리듯 우리 몸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봄이 되면 입맛이 없어지고 아이를 임신한 아낙네처럼 몸이 노곤해지기도 한다. 우리 신체는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우리 몸의 내부 환경은 호르몬과 자율신경 등에 의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것을 생체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한다. 자율신경은 우리 몸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몸의 신경에는 내 마음대로 되는 신경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신경이 있다. 감각기관과 운동기관을 조절하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은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반면 심장과 폐, 위와 장, 생식기와 비뇨기 등 신체의 내부 장기들은 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는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된다. 신체 내부의 환경의 조절과 항상성의 유지는 자율신경에 의해 가능한데, 이 자율신경은 흥분과 긴장, 수축과 분해를 관장하는 교감신경과 신체의 이완과 물질의 합성에 관여하는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율신경이 제대로 기능하며 건강하다는 것은 수축과 이완, 분해와 합성이라는 신경의 조절작용이 균형적으로 조화롭게 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신경 기능을 회복하고 유지한다는 것은 최상의 건강 조건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건강은 균형을 의미한다. 우리 몸은 봄에는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가을에는 부교감신경이 흥분한다. 그래서 봄에는 신체가 긴장하고 대사가 빨라져서 물질의 소모를 부추기기 때문에 입맛이 떨어지고 피곤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반면 가을에는 몸이 이완되고 물질의 합성이 촉진되기 때문에 식욕이 늘고 살이 찌게 된다.

 

또한 우리 몸은 아침에는 교감신경이 흥분하여 몸이 깨어나서 에너지를 소모하고 힘차게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저녁이 되면 부교감신경이 흥분되어 휴식을 준비하고 다음 날 사용할 물질의 합성을 시작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아침과 저녁의 자율신경의 조절이라든지, 봄과 가을의 자율신경의 변화에 무리없이 적응하며, 음식을 먹고 숨을 쉴 때나 영양을 흡수하고 배설하는 일련의 과정 중에 신체의 장기들이 자율적으로 수축과 이완이 잘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항상 일정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자율적인 조절장치이자 면역장치인 자율신경 시스템은 잘못된 식생활과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에 의해 그 기능을 잃게 된다. 이것이 자율신경실조증이다. 일본 학자 아베는 이를 ‘부정수소(不定愁訴) 증후군’이라고 명명하였다. 특정하게 증상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전신에 걸쳐 환자가 우울하게 읊어대는 증상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자율신경실조의 증상은 위장염과 심장병과 같이 위와 심장에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비뇨기와 생식기 등 신체의 모든 기관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위장계 수소, 심장계 수소, 비뇨기 수소, 생식기 수소, 피부계 수소 등 여러 증후군으로 분류하게 된다. 즉, 자율신경이 균형을 잃게 되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심장 기능뿐만 아니라 생식 기능, 면역 기능 등 모든 신체의 기능이 저하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앓고 있는 대부분의 병이 자율신경실조증에 속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자율신경이 나빠지는 원인 중에 하나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이다. 지속적인 긴장은 교감신경의 흥분과 긴장을 일으켜 모든 신체 점막의 기능을 위축시켜 혈액량의 공급을 차단하고 영양소의 분배를 방해하게 된다.

 

만성적인 신체 기능의 위축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오랜 시간 동안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신체는 입부터 항문까지, 신체의 오장의 기능 모두가 저하된다. 자율신경실조증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을 소화, 흡수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만성적인 영양의 불균형 상태에 빠지게 되고, 낮에는 긴장감으로 식욕이 억제되어 있다가 저녁만 되면 폭식을 하기도 한다.

여름에는 살이 좀 빠지고 겨울에는 살이 찌는 것은 아주 자연적인 현상이고 이것은 신체의 자율신경의 기능에 의해 일정한 범위 안에서 적당한 경향을 띄게 되지만,

 

자율신경의 균형이 완전히 깨어진 사람들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신체의 변화를 심하게 느끼기도 하고 아침, 저녁간의 신체의 컨디션과 활동량에 많은 변화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아침에는 너무 피곤하고 저녁이 되면 정신이 좀 나고 각성이 된다든지, 봄이 되면 너무 피곤함을 많이 느끼고 가을이면 살만해진다는 것을 호소하는 경우도 자율신경실조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계는 비상시의 작동 시스템이다. 교감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은 혈당과 혈압을 올리게 되고 신체가 급격한 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기 위해 작동한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눈물샘과 침샘, 식도, 위, 심장과 폐, 장, 신장, 직장, 방광, 생식기 등에 분포되어 있어 신체 장기의 운동을 조절한다. 부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아세틸콜린은 내부 장기의 운동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만성적으로 긴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교감신경의 기능이 혹사당하게 되고 아드레날린의 분비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게 된다. 그럴수록 갑작스런 스트레스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은 더욱 저하된다. 이런 비상시의 기능이 저하되면 부교감신경 또한 부담을 받게 되고 신체 장기의 기능은 더욱 악화된다.

 

에너지의 원천인 혈당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손상을 받는 조직이 뇌세포와 신경 조직이다. 자율신경의 적절한 유지에는 혈당과 혈당이 소모되어 에너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비타민 B1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비타민 B1은 부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아세틸콜린을 합성하는 데도 필요하다. 쌀눈에 풍부한 비타민 B1, 티아민이 부족하게 되면 생기는 각기병의 증상인 다리 아래 힘이 없어지는 것, 가슴이 두근두근해지는 것, 손이 저리고 떨리는 것, 소화가 안 되고 변비가 생기는 것 등 대부분의 증상들은 모두 신경계의 손상에서 비롯되는 것들이다.

 

이러한 증상을 예방하고 자율신경 기능을 온전히 하기 위해 첫째로 필요한 것이 현미잡곡밥이라고 할 수 있다. 현미잡곡밥은 여러 측면에서 신경계를 튼튼하게 해주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높여준다.

 

둘째는 편안한 마음가짐이다. 한두 번의 잘못된 음식이 문제가 아니고 먹는 습관이 문제가 되듯이 마음도 마음 쓰는 습관 때문에 병이 나게 된다. 마음을 어떻게 먹고 쓰느냐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내 맘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하여 화를 내는데 그 마음의 분노는 자신을 서서히 병들게 한다.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살아가는 방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 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을 닦아간다면 미움과 원망, 분노와 증오, 피해의식과 상실감들이 내 몸의 자율신경의 균형을 뒤흔들어 놓지는 않을 것이다.

 

셋째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다. 현대인들은 저녁만 되면 각성이 되고 술집으로, 노래방으로 사람을 찾아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 한다. 그렇다고 채워지는 것이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활의 반복은 더욱 몸의 자율신경의 혼란을 야기하게 되는데 차츰 그런 생활습관 자체가 더욱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자율신경의 균형이라고 하는 것은 바짝 긴장하고 날카로워져 있는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데 달려 있다. 요가와 명상, 호흡, 참선과 같은 수행 방법 등은 모두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결론적으로 자율신경의 균형과 조화를 잘 지켜내기 위해서는 바른 식생활과 편안한 마음가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생활하는 규칙적이며 자연적인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우리 몸은 봄이면 봄이 되길 원하고 가을이면 가을이 되길 원한다. 또한 아침이면 우리 몸도 아침이 되길 원하고 저녁이면 저녁이 되길 원한다. 우리 몸이 봄이 된다는 것은 약간 식욕이 저하되어도 그것은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이고, 저녁이 되면 편안한 곳에서 휴식을 맞고자 하는 것 또한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이다.

 

식욕이 없다고 해서 보약과 영양제를 찾기보다는 내 몸이 보내는 진정한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랜만에 일찍 집에 들어가 아이들과 가족들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지내는가를 살피고, 나의 몸이 술 마시고 늦게 들어와 늦게 일어난 날과 어떻게 다른가를 살피는 일이 지금 필요한 것이다. 봄이면 몸은 대청소를 하려고 봄 내음 가득한 나물들을 원한다. 가을이 되면 높은 하늘 아래 오곡백과 풍성한 수확의 기쁨 속에 긴 겨울을 날 채비를 한다.

 

봄이면 씀바귀, 냉이, 달래, 취나물 먹고 가을이면 수확의 기쁨을 갈무리하여 겨울을 준비하며 자연과 함께 머물며 마음을 살피는 일은 성난 자율신경 기능의 균형을 찾아 건강의 첫 단추를 채우는 일이 될 것이다.

 

 


 

[죠나단] 못된 성질과 수족 냉증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요”| 김수현 선생님(약사)의 칼럼 2006.03.01

질병이라고 하는 것은 욕심의 팽팽한 끈과 같다. 수족 냉증과 위장병, 자궁근종 등은 팽팽한 삶의 긴장을 의미한다. 이 팽팽한 마음의 끈을 놓아주지 않는 한 몸의 변화와 질병의 치료는 쉽지 않다. 젊은 아가씨들의 손을 만져 보면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로 손이 찬 사람이 있다. 심하게는 손만 찬 게 아니라 발이 시려 양말을 신고 다닌다고 고통과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족 냉증은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많이 앓고 있는 증상 중에 하나이다. 사람들은 수족 냉증 역시 몸이 보내는 메시지로 이해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성들은 손발이 차가우면 토코페롤과 같은 혈액 순환제를 먹어야 한다든지, 아니면 손발 차가운 데는 한약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수족 냉증은 예외 없이 치료 방법을 먼저 찾는 대표적인 증상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손발이 차가워지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긴장이 그것이다. 현대 의학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는 질병의 원인을 스트레스나 신경성이라고 말하는 데에는 별 특별한 치료약이 없다는 뜻의 체념적이거나 회의적인 의도를 내포하고 있지만,

 

스트레스와 긴장이라고 하는 정신적인 질병의 원인도 반드시 해결되어 치료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현대인은 질병의 많은 원인을 스트레스에서 찾는다. 스트레스라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것, 피해갈 도리 없는 그 무엇으로 이해하면서 질병 치료에 대한 대책도 특별히 없는 것으로 체념해 버리곤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이라고 해서 반드시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은 위급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자동적으로 생존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뒤에서 강도가 쫓아오거나 호랑이가 달려오는 것처럼 위급한 상태를 감지하게 되면 우리 몸은 즉각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몸 안에서 혈당을 올리고 혈압을 올리고 혈액량을 늘리게 되는데, 이때 혈액은 도망가기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신체의 기관으로 몰리게 된다. 위험을 피해 도망을 칠 때 손가락, 발가락을 움직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음식을 소화시켜 그것을 사용하려고 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또한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종족 번식의 욕구가 생기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 호르몬은 손가락, 발가락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위장관의 혈관도, 생식기와 자궁의 혈관도 모두 수축시켜 혈액을 모아서 머리와 심장과 팔, 다리 근육으로 보내주게 된다.

 

머리로 판단하고 심장으로 펌프질을 많이 해서 혈액을 근육으로 보내 힘차게 도망을 치기 위한 비상 시스템을 가동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손발이 차가워지거나 부들부들 떨리게 되고 오한을 느끼고 소화가 되지 않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이런 과정이 장기화되면 머리카락도 빠지게 되고 생리 불순이 생기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신체가 살기 위한 생존의 방법을 찾는 과정 중에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들일 뿐이다. 쫓아오던 강도도, 자기를 잡아먹기 위해 달려오던 야생 동물도 보이지 않고 ‘아, 이제 살았구나’ 하는 순간 신체는 혈액을 다시 제자리로 보내게 된다.

 

몰려 있던 혈액은 다시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위장관으로, 자궁으로, 생식기로 보내지게 된다. 그렇다면 현대인의 수족 냉증과 소화기 장애와 불임이나 자궁근종 등 치료되지 않고 있는 이러한 질병들의 치료에 관한 해답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현대인의 대부분의 만성병들은 냉증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냉증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잘못 먹고 잘못 마음 쓰게 되면 생기는 분명히 원인이 있는 질병이다. 냉증이라고 하면 손발이 차가워지거나 추위를 많이 타는 것 정도를 생각하지만 콧물이 나거나 감기에 걸기는 것도, 소화 기능이 약해지는 것도, 설사를 하거나 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암세포가 성장하는 것도 모두 냉증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냉증이라고 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느끼고 있다가, 심각하게 자각 증상을 느끼게 되면 병원을 찾거나 몸을 보해주는 한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약만으로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는다. 수족 냉증, 소화불량, 자궁근종, 불임 등은 대부분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라고 하면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신체는 영양의 과잉도, 결핍도 스트레스로 느끼며 마음의 부조화도 스트레스로 여긴다. 앞에 예를 든 것처럼 누가 어떤 일로 열을 받게 한다든지, 강도가 쫓아오는 위험한 상황은 모두 일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몸에 나쁜 음식이라고 해도 한두 번 먹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양의 과잉이 지속되거나,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계속 해결되지 않거나, 마음의 긴장으로 신체가 항상 위기의식을 느끼며 산다면 이러한 과정은 신체 기관을 심각하게 혹사시키게 되고 심각한 기능의 저하를 일으키게 된다. 이래서 현대인의 병을 ‘생활습관병’이라고 한다. 뭐든지 어쩌다 있을 법한 한두 번의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지속되는 습관이 문제라는 것이다. 습관으로 고착화된다는 것은 이미 중독의 상태를 의미한다. 먹는 것에 대한 중독, 마음 씀씀이나 행동하는 개인의 타입이 중독된 상태처럼 고정되어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게 됨을 말한다.

 

젊은이들의 손과 발이 아주 차가운 경우나, 30대 여성들이 만성 위장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경우나, 불혹의 나이 40대 여성들에게 물혹(자궁근종)의 나이 40대라고 부르는 것들은 모두 먹는 습관과 마음 쓰는 습관, 행동하는 습관이 불러온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인스턴트, 가공식품 같이 텅 빈 칼로리라고 하는 정크 푸드, 쓰레기 식품들과 비타민, 미네랄과 같은 영양소들이 모두 제거된 도정하고 정제한 흰 쌀밥과 흰 밀가루, 흰 설탕이 많은 식품들만 즐기게 되면, 우리 몸은 타는 영양소라고 하는 비타민, 미네랄의 결핍에 의해 에너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대인은 현대판 영양실조증을 앓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타민, 미네랄 결핍증을 앓고 있다. 햄버거와 청량음료를 즐기는 젊은 20대들이 손발이 차가워지고 항상 추위를 타고 감기에 자주 걸리고 생리가 불순해지는 것은 원인 모를 일이 아니다.

이것은 에너지의 결핍이고 뭔가 먹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식품들을 먹지 않아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이 불량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렇게 정제하고 가공한 음식에 의한 영양의 결핍도 신체는 스트레스로 느끼게 되지만 칼로리원의 과잉 섭취 또한 신체를 스트레스 상태에 빠지게 한다.

 

빠르게 소화되는 흰 쌀밥과 흰 밀가루, 흰 설탕과 같이 도정하고 정제한 음식을 즐겨 먹거나 끼니를 굶었다가 폭식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은 갑자기 영양의 과잉으로 혈액 중에 당분의 농도가 진해지고 혈류는 느려지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 또한 신체는 스트레스로 파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체는 혈당이 올라가도 혈당이 떨어져도 모두 스트레스로 판단하게 된다. 누가 나를 열 받게 하지도 않았는데 내 몸에서는 내가 먹은 밥 때문에 이미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정제한 음식을 즐기거나 끼니를 자주 굶고 폭식을 하게 되어 혈당이 너무 많이 올라갔다 너무 많이 내려갔다 하면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없게 되면 먹어도 힘은 나지 않고 살은 쪄도 추위는 많이 타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래서 항상 어떤 것을 어떻게 먹고 있다고 하는 먹는 습관에 관한 문제는 살을 찌는 체질로, 아니면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체질로 바꾸어 주는 시작이 된다. 수족 냉증도, 만성 위염도, 자궁근종도 신체의 부위만 달리한 세포의 에너지 생산 체계의 문제와 에너지 생성의 저하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체로 손발이 차갑거나 소화가 안 되거나 생식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예민한 성격 때문에 식생활을 소홀히 하는 경향도 있지만, 성격과 가치관에서 비롯되는 만성적인 긴장으로 인해 신체의 자율적인 기능이 완전히 저하된 상태에서 비롯된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는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위로, 손발로, 자궁으로 혈액을 다시 보내게 되지만 만성적인 긴장과 스트레스는 그러한 위급한 상황이 눈앞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혈액이 손가락, 발가락으로, 위장으로, 자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해버린다. 이렇게 혈액을 통해 전신에 영양과 산소가 배달되지 않으면 몸은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게 된다.

 

마음의 긴장과 불안이 생기는 원인은 다름 아닌 마음의 욕심 때문이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 상황에 대한 불만과 피해의식, 누군가에 대한 분노와 증오, 과거에 대한 원망과 후회 등은 만성적인 신체의 긴장을 유발하게 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다름 아닌 내재된 감정과 성격, 일을 풀어나가는 습관에 의해 좌우되게 된다. 현실에 대한 만족이 없는 한 끝없는 불만과 욕심은 생기게 되어 있다. 이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 근본적인 몸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질병이라고 하는 것은 욕심의 팽팽한 끈과 같다. 수족 냉증과 위장병, 자궁근종 등은 팽팽한 삶의 긴장을 의미한다. 이 팽팽한 마음의 끈을 놓아주지 않는 한 몸의 변화와 질병의 치료는 쉽지 않다. 사람들이 팽팽한 마음의 긴장을 풀고 자신의 생명력을 발견하고 믿고 키워낼 수만 있다면 자연스럽게 손발은 따뜻해지고 소화는 잘되어 속 편한 사람이 되게 해주고 단단히 뭉쳐 있던 자궁의 물혹은 눈처럼 녹아내리게 될 것이다.

 


 

[죠나단 ] 인생의 가을과 골다공증 “가을엔 나무들도 나뭇잎을 떨어뜨려요”| 김수현 선생님(약사)의 칼럼  2006.03.01.

 

여성 호르몬제가 골다공증을 비롯하여 여성들의 많은 질병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호르몬이라고 하는 것은 몸의 필요에 따라, 몸의 변화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혈액 중에 분비되었다가 없어져야 하는 생리 조절 물질이다. 인생의 가을이라고 하는 갱년기는 분명 생의 체념과 늙어감의 확인만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성은 생리가 오락가락하면서부터, 남성은 성기능의 저하를 경험하면서부터 무력감과 허전함, 우울증은 날로 심해진다.

 

삶의 반전을 위해 무언가 새로운 자극을 원하면서 마냥 무언가를 찾지만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한 갈망들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인생의 가을을 맞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며 모든 문제에 맞닥뜨려 서고자 하지 않는다. 우리 몸은 아침, 저녁으로 다르며 계절마다 다르다. 자연의 시계에 맞추어져 있는 것이 우리 몸의 생체 시계다. 아침에는 깨어나고 저녁에는 이완하며, 봄에는 긴 겨울의 움츠림에서 깨어나고 가을에는 물질의 소모를 줄이며 긴 겨울을 준비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화려한 젊은 날은 신체가 왕성히 일하지만 나이 먹음에 따라 신체는 몸을 가볍게 하여 물질의 소모를 줄이는 가을을 지나 인생의 마지막 행로인 겨울을 맞이하려 한다.

 

가을이 되면 나무들은 일조량이 적어지고 수분이 적어지는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며 잎사귀를 떨어뜨리고 형형색색의 나뭇잎들은 제몫을 다한 듯 스산한 가을 길목의 낙엽이 되어 뒹군다. 낙엽은 또 어떤 생명체의 거름이 되고 밥이 된다.

이렇듯 나무들도 계절의 변화와 함께 하는데 요즘 사람들은 나이듦과 늙어감이 서러워 잎사귀를 떨어뜨려 몸을 가볍게 하고 그 낙엽으로 다시 토양의 양분을 만들며 겨울나기를 준비해야 하는 일들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나이가 들면 몸을 가볍게 추스르기 위해 뼈에서 일정량의 칼슘이 빠져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나이가 들어 골밀도가 줄어드는 일이 자연스런 노화의 과정으로서가 아니라 질병처럼 인식되었고 이것은 당연히 의과적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골다공증은 애초부터 없었던 병이다. 의학의 발달이 이것의 진단을 가능케 했다고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골밀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정상적인 수준의 검토는 역사적으로, 인류학적으로 없었다.

 

어느 날부터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감이 서러워지고 무서워졌으며 보상이라도 받고 싶은 심정은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제의 복용, 여기에 따른 유방암과 자궁암의 정기적인 검진, 설사와 복통으로 고생을 하여도 다량의 우유 섭취 등을 의례화하였다. 그렇다고 여성들의 건강이 회복되고 여성의 삶이 더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들이 더 많다. 약물의 발달과 의료의 혜택이 갱년기 여성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불안증을 야기하며 폐경을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버렸다.

 

미국 식품의약청은 “호르몬 대체요법에 쓰이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심근경색을 비롯한 심장병, 뇌졸중, 유방암, 폐색전증, 정맥내 혈전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강력한 경고문을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 예방서비스 특별업무팀은 호르몬 대체요법을 폐경 여성의 심장 질환, 골다공증 또는 기타 질환을 예방하려고 사용하면 안 된다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여성의 상당수가 호르몬 대체요법을 하고 있으며, 호르몬 대체요법의 위험성은 권고되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육류와 우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에서 골다공증과 골절의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이 일치하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뼈는 칼슘만으로 되어 있지 않다. 더구나 특정 영양성분을 특정 식품으로 모두 섭취하겠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모든 식품은 완전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식품은 다양하게 섭취하여 식품의 단점을 보완하게 되어 있다. 만약 칼슘과 같이 특정 영양소에 대량으로 노출되게 된다면 또 다른 영양소의 흡수는 상대적으로 덜 일어나게 될 것이고, 다른 영양소의 결핍에 의한 문제는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영양소들은 서로 경쟁적으로 흡수된다.

 

여성 호르몬제가 골다공증을 비롯하여 여성들의 많은 질병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호르몬이라고 하는 것은 몸의 필요에 따라, 몸의 변화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혈액 중에 분비되었다가 없어져야 하는 생리 조절 물질이다. 

여성 호르몬은 뼈에서 칼슘의 지나친 이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이것은 체내 환경에 따른 적절한 판단이며 다른 호르몬들과의 균형에 의해서 분비량이 조절된다.

 

뼈에서 칼슘이 빠져 나오고 있다면 나올 만한 절박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뼈와 치아의 칼슘을 유지하는 것보다 혈액 중의 칼슘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뼈의 칼슘보다 혈액의 칼슘이라고 하는 것은 생명과 직결되는 더욱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설령 뼈 하나만을 생각하고 여성 호르몬제를 먹어 뼈에서 칼슘이 빠져 나오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되었다 해도, 혈액 중에 칼슘이 부족하게 되면 혈액은 산성화되고 혈관에 콜레스테롤은 침착하여 동맥 경화를 일으키고 혈압을 올리고 암세포를 성장케 한다.

문제는 혈액을 산성화시키는 음식들의 섭취와 스트레스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뼈에서 칼슘이 빠져 나오지 않게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식생활과 마음의 균형을 바로하는 것이 중요하다.

 

육류와 유제품과 설탕과 같은 산성 식품을 많이 먹게 되면 뼈에서 칼슘이 동원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변으로 칼슘의 배설이 촉진된다. 무엇을 먹어 치료할 것을 생각하기보다 내 몸의 영양을 지킬 수 있는 것들을 더 먼저 생각할 수 있어야 효율적인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뼈를 가볍게 유지하기 위한 자연적인 노화에 따른 골밀도의 감소라면 그것은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모든 신체의 기능은 생명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자연의 생명작용 안에서 일어난다는 사실 때문이다. 자연의 생명작용은 생명력과 치유력을 거스르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미국의 산부인과 의사이며 심신의학자인 크리스티안 노스럽박사는 그의 저서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에서 “여성은 폐경이 되어도 부신을 비롯한 다른 신체 조직에서 더 많은 양의 여성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말하고 있다. 폐경과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 호르몬의 저하에 의해 골다공증과 골절의 위험이 높아질 리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채식을 하는 경우 골다공증과 골절의 위험은 현저히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 중의 칼슘은 이온 형태로 존재하며 혈액의 산과 알칼리 균형을 조절하게 되는데, 칼슘의 용해율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 비타민 K이다.

 

비타민 K는 뼈의 칼슘 단백질 결합형인 오스테오칼신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데 효소로서 작용하게 된다. 비타민 K는 푸른잎 채소에 많이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장내 세균에 의해서도 합성된다. 비타민 K는 유아기 시절 출혈을 예방하는 지용성 비타민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칼슘의 이용과 뼈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청을 비롯하여 푸른잎 채소 식품들은 직접적으로 비타민 K 의 섭취를 충분히 하게 할 뿐만 아니라 섬유질이 많은 식품들은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하고 장내 유익균의 번식을 도와 비타민 K의 합성을 촉진시키게 된다. 또한 현대 서양에서는 콩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이라고 하는 항산화 성분이 여성 호르몬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여 콩식품을 권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콩을 다양한 식품으로 만들어 먹었던 동양인들에게서 갱년기 장애의 증상과 여성 암의 발생은 서양인들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는 보고는 예전부터 있어 왔다.

 

콩을 어떤 증상의 개선과 치료를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콩을 불려 삶고 거피하지 않은 채 갈아 만든 두유를 한 잔씩 마시는 방법을 적극 권한다. 도정하고 정제하지 않은 다양한 통곡식과 채식 위주의 식사, 콩과 해조류의 식품을 충분히 먹어가며 견과류, 씨앗류의 식품을 통해 영양의 균형을 찾고 신체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폐경기라는 인생의 어느 정점에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신체의 변화들이 있다고 한들, 있는 그대로 지켜보며 견디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몸의 병은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증상과 질병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우리의 의식과 마음이 문제인 것이다. 사람들은 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갑작스런 변화와 이것을 감지하는 스트레스 반응을 떠나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내 몸과 환경의 변화나 스트레스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연의 변화를 보면 내 몸의 변화를 알게 되고 이것은 삶의 지혜로운 메시지가 된다. 나무의 가벼운 가을 차림새처럼 인생의 가을이라는 폐경기도 호르몬제와 우유의 치장을 벗어던지고 새삼 가벼운 몸짓을 해야 하지 않을까.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가 자연이 주는 먹을거리를 먹고 자연의 속도에 내 몸을 맞추며 인생의 겨울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노화와 질병에 대한 온갖 두려움과 우유와 칼슘제와 여성 호르몬제의 복용으로 인한 갖가지 부작용과 걱정으로부터 좀 더 자유롭고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당뇨병 천만 명 시대의 식생활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요” 2006.03.01.

 

당뇨병 환자들의 감정의 기복 때문에 가족 모두가 상처 받고 힘들어하는 이런 불행한 상황이 식생활과 삶의 생활습관들을 바꾸어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밥은 그렇게 우리 모두의 삶을 편안하게 안내해 준다.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는 1억 1천만 명에 이르고, 중국의 당뇨병 환자는 5천만 명, 미국의 당뇨병 환자는 1천5백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의 경우 당뇨병 환자는 20년 동안 5배가 증가한 상태이고 미국의 경우에도 이러한 속도로 증가하다가는 2050년도에 이르러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은 5천만 명이 당뇨병을 앓게 되리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10년 뒤에는 당뇨병 천만 명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적어도 한 집에 한 명씩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주위에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전염성 질환도 아닌 질병이 이렇게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장 질환과 암에 이어 당뇨병은 현대인의 대표적인 만성 질환으로 급증하고 있는 질병 중에 하나이다. 현대 의학은 당뇨병을 약과 인슐린 주사로 잘 관리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자들이 당뇨병성 합병증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는 일을 막을 수도 없다. 

 

병에 걸리고 나서 관리한다는 것만으로 늘어나는 당뇨병을 줄이고 예방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약에만 의존해서 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불행들을 막을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도 더 이상은 환자의 삶을 바꾸어 놓지 못하고 있다. 당뇨병은 인슐린에 대한 저항과 인슐린 결핍에 의해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은 당분의 흡수와 함께 혈액 중에 올라간 혈당을 세포 안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당분을 포함한 모든 혈액 중의 영양성분은 세포 안으로 들어갔을 때만이 비로소 제 역할을 하게 된다. 음식을 통해 영양성분을 섭취했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혈당이 올랐다고 배가 고픈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세포 안까지 혈당을 비롯한 영양성분이 이동을 했을 때 비로소 영양의 흡수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세포 안에서의 적절한 영양의 이용이 있어야만 신체는 건강하게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세포 안으로 당분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항상 배가 고플 수밖에 없다. 당뇨병 환자들이 먹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마는 것도 그만큼 배고픈 것을 참기 어렵기 때문에다.

 

당뇨병의 3대 고전적 증상인 다식(多食), 다음(多飮), 다뇨(多尿)는 결국 몸이 계속 배가 고파 먹게 되고, 몸이 계속 수분을 필요로 하여 물을 마시게 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과잉의 수분을 배설하기 위해 소변의 양과 횟수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혈액 중의 당분은 80mg/dl와 110mg/dl 사이에서 일정한 농도로 유지된다. 식사를 하게 되면 혈당은 올라가게 되는데 정상인의 경우라면 대체로 140mg/dl을 넘지 않게 된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들은 공복 혈당도 오를 뿐만 아니라 식후 혈당도 200mg/dl을 넘는다.

 

혈액 중의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는 것은 식습관 및 스트레스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흰 쌀밥과 흰 밀가루, 흰 설탕과 같은 빠르게 소화되는 음식을 습관적으로 먹거나 끼니를 굶었다 폭식을 하는 경우를 반복하게 되면 혈당의 흡수는 촉진되어 정상인의 혈중 농도보다 높게 오르게 된다. 140mg/dl 이상 올라간 혈당은 혈액의 점성을 높여 혈액의 순환을 방해하게 되는데 신체는 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췌장의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하게 된다. 인슐린의 증가로 혈액 중의 혈당은 빠르게 제거되어 혈당은 70mg/dl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사람에 따라 그 이하로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 심한 저혈당의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소화되기 쉬운 당분과 폭식에 의해 혈액 중의 혈당은 오르내림이 심해지게 되고 혈당의 곡선은 춤을 추게 된다. 저혈당증은 인슐린의 과잉으로 분비되어 오는 증상으로, 이러는 과정 중에 췌장의 기능은 혹사당하게 되고 췌장이 지쳐 나중에는 점차 인슐린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게 된다. 즉, 내가 잘못 먹은 밥 때문에 신체는 위협을 느끼며 스트레스에 빠지게 된다.

 

이쯤 되면 당뇨병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잘못된 식사습관에 의해 당뇨병은 진행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당뇨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하지만 위와 같은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혈액 중의 혈당은 높이 올라갔는데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에 대한 신체 저항이 있는 상태에서 혈당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당뇨병의 상태이다. 밥은 먹어 혈당은 올랐지만 인슐린의 부족으로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세포는 계속 당의 부족을 느껴 허기짐을 호소하고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없는 몸은 점차 힘이 빠지게 된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환자가 당뇨병 환자이며 먹어도, 먹어도 힘 못쓰는 환자가 당뇨병 환자이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신체의 필요에 의해서 먹을 것을 계속해서 찾게 된다.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높은 혈당은 혈액의 상태를 설탕물과 같이 끈적거리게 만들어 혈액의 흐름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신체는 이것 또한 위험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물을 마시며 혈액의 농도를 희석해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말초 혈관에 혈액을 보내고자 한다. 이것이 다식(多食)과 다음(多飮)의 증상이다.

 

그리고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높은 혈당은 혈액 속에 머무는 과정 중에 혈관의 변성을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변으로의 배설을 감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당뇨병의 또 다른 증상 중에 하나인 다뇨(多尿)이다. 결국 다식(多食), 다음(多飮), 다뇨(多尿)라는 당뇨병의 3대 증상은 살기 위한 신체의 자구책인 셈이다.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당뇨병이라는 것은 인슐린의 분비는 많이 되고 있지만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해 혈당이 조절되지 못하는 현상을 일컬어 하는 말인데, 결국 세포는 마찬가지의 반응을 하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의 단계는 인슐린 분비가 저하되는 본격적인 당뇨병이 발생하는 전 단계에서 췌장이 과잉으로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생기는 것으로 보여진다. 당뇨병의 식사요법 중의 핵심은 췌장의 기능을 보존하는 것에 있다.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췌장에 맞추어 식생활을 비롯하여 전반적인 생활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을 조절하는 약물의 복용은 췌장을 자극하여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그러나 지친 췌장의 기능을 더욱 혹사시켜 나중에는 인슐린을 외부에서 투입해야 할 정도의 상태로 만들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당뇨병의 약물 치료와 관리라고 하는 것은 신체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근본적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친 췌장의 기능에 자신의 식생활과 생활 방식을 맞추어 가는 것이다. 췌장의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약해졌다면 혈당이 조금씩 올라 인슐린의 필요를 줄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혈당이 조금씩 오르면 당연히 인슐린은 많이 분비되지 않아도 된다. 그러한 가운데 췌장의 기능은 보존되고 회복되는 과정을 거친다.

 

서양에서 권장되고 있는 당뇨병 환자들의 식사요법은 일일 6식에, 고섬유질 고전분질 식사이다. 하루에 여섯 번의 식사를 하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조금씩 자주 먹어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고 췌장의 기능을 무리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사람의 소화효소로 소화되지 않는 섬유질이 많은 식사를 하게 되면 전분이 분해되어 혈당으로 되는 과정을 지연시키게 되기 때문에 당분의 흡수를 내 몸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어 준다는 의미가 된다.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되고 있는 칼로리의 제한과 소식을 환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직도 세포의 허기짐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췌장의 기능이 혹사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은 내 입에서 적은 양을 먹는다고 해서 소식이 되는 것이 아니다. 소장 전체가 음식이 흘러가면서 천천히 흡수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소식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흰 쌀밥과 흰 밀가루, 흰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아무리 양을 줄여 먹는다 해도 소장의 앞부분에서 모두 흡수가 이루어지게 되면 이것은 과식이고 폭식이 되며 신체는 혈당이 빠르게 올라 인슐린의 부족 상태를 다시 경험하게 된다.

 

현대인들이 산업의 발달과 함께 곡식을 도정하며 정제해서 먹은 이후에 당뇨병은 급속도로 증가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50년대만 해도 당뇨병 환자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이것은 서구적 식생활로의 빠른 변화가 그만큼 많은 만성 질환을 낳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당분의 흡수를 조절하는 데 필요한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려면 통곡식, 현미잡곡밥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야채와 과일과 해조류에 섬유질이 있다고 해도 밥을 바꾸어 섭취할 수 있는 양에는 미치지 못한다.

 

천천히 소화되는 거친 음식은 영양의 흡수 속도를 내 몸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절한다. 뿐만 아니라 도정과 정제 가공 을 하지 않아 손실되지 않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비롯한 영양물질들은 신체의 기능을 활발히 유지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혈당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단백질, 지방을 비롯한 영양 대사의 교란이 일어나고 호르몬 분비의 교란이나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을 야기한다. 결국 거친 통곡의 식사로 돌아가는 것만이 신체의 기능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현미와 현미찹쌀, 차조, 차수수, 통보리, 율무, 콩, 팥과 같은 자연 상태의 통곡의 식사를 하며 규칙적인 식사 간격을 유지하게 되면 혈당은 일정하게 유지되기 시작하고, 지친 췌장은 더 이상 혹사당하지 않게 되어 그 이상의 합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밥을 바꾸는 일은 아주 중요하며 규칙적인 식사 간격을 지키는 일 또한 당뇨병 환자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빵과 밀가루 음식, 설탕이 들어간 음식들과 청량음료 등의 섭취를 줄이고 통곡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로 바꾸어 가는 것은 당뇨병 천만 명 시대를 예측하는 우리에게 있어 당뇨병과 많은 만성 질환들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인슐린의 활성을 돕는 GTF-크롬이라는 영양소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많은 도움을 주는 영양물질로서, 건강한 사람의 경우 간과 장에서 합성된다. 그리고 당 대사와 관련하여 충분한 양이 필요한 비타민 B군을 섭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며, 높은 혈당에 의한 혈관의 변성과 합병증을 막아주는 데 도움이 되는 비타민 C를 비롯하여 항산화 영양소들이 풍부한 식품과 영양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식생활을 비롯한 자신의 생활습관의 변화 없이 건강식품이나 영양 보충제의 섭취만으로 당뇨병 환자들의  상태가 호전될 수 없는 이유는 당뇨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혈당 유지와 관련해서는 어떤 밥을 어떻게 먹느냐 하는 것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의사라 해도 환자에게 밥을 먹여 줄 수는 없다. 또한 운동은 인슐린의 도움 없이 근육에서 당분의 이용을 돕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이 규칙적인 운동을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은 항상 일정하지 않다. 음식에 따라서, 기분에 따라서, 운동량과 활동량에 따라서 일정하지 않다. 혈당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은 사람의 심리적 감정 상태도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뇨병 환자들이 있는 집은 ‘폭풍 전야’와 같다고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들의 감정 상태와 기분은 자신도 모르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에 비유되기도 한다. 따라서 혈당이 안정된다면 심리적으로 안정되며 가족 간에 서로 상처 줄 일도 없어지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들의 감정의 기복 때문에 가족 모두가 상처 받고 힘들어하는 이런 불행한 상황이 식생활과 삶의 생활습관들을 바꾸어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밥은 그렇게 우리 모두의 삶을 편안하게 안내해 준다. 분명 현미잡곡밥과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당뇨병 환자에게 국한된 일은 아니지만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식생활의 개선은 새로운 세상으로의 안내자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누구나 밥을 통해 건강해지고, 밥을 통해 마음 편해지는 날을 고대한다.

 

 

출처 : 흰할매
글쓴이 : 흰할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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